잘나가던 탑텐, 성장세 주춤…신성통상 영업이익 20% 감소

국내 SPA(제조·유통 일원화) 브랜드 ‘탑텐’이 성장 정체를 겪고 있다. 유니클로의 인기가 회복되고, SPA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성통상, 지난해 하반기 영업이익 20% 감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성통상의 지난해 하반기(6~12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 줄었다. 매출은 7950억 원으로 소폭 감소하며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387억 원으로 7.9% 감소했다.

패션사업부가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탑텐, 올젠, 지오지아 등이 포함된 패션사업부의 지난해 하반기 영업이익은 482억 원으로, 전반기 대비 21.8% 감소했다. 매출 또한 6035억 원으로 0.6% 줄었다.

‘노재팬’ 특수 끝난 탑텐, 경쟁 심화 직면

탑텐은 2019년 일본 불매운동(노재팬) 영향으로 유니클로를 제치며 SPA 업계 1위에 올랐다. 덕분에 2023 회계연도(2022년 7월~2023년 6월)에는 143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그러나 2024 회계연도(2023년 7월~2024년 6월)부터 실적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영업이익은 12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2%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영업이익이 20%대 감소하며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고물가·경쟁 심화…유니클로 회복세 영향

고물가와 치열해진 경쟁이 탑텐의 성장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이랜드 ‘스파오’와 삼성물산 ‘에잇세컨즈’ 등 토종 SPA 브랜드의 부상으로 시장 점유율이 분산되면서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스파오와 에잇세컨즈의 매출은 각각 6000억 원, 3000억 원대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유니클로의 회복이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 유니클로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난해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매출은 1조602억 원으로 15.0%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1489억 원으로 5.4% 증가했다. 유니클로는 오프라인 매장도 확대하며 총 13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SPA 시장 경쟁 치열…차별화가 과제

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가 다양한 협업 제품과 디자인을 앞세워 인기를 끌면서, 차별화가 토종 SPA 브랜드의 최대 과제가 됐다”며 “고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올해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